한 노인의 그리움과 그리고 회상...
[김혜미] 경남대 4학년어느


노인들은 ‘시들어 가는 것’ ‘느려지는 것’ 그리고 ‘낡아지는 것’
이라는 말들로 묘사될 수 있는 삶을 살면서 많은 변화들을 직면하게 된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노인들은 몸무게, 키, 머리카락, 이, 힘, 그리고
신체의 유동성을 잃게 된다. 그들은 어느 정도 듣는 것, 보는 것, 맛보는
능력도 상실한다. 인간들은 실제로 그들의 신체와 완전히 묶여있기 때문에
주어진 어떤 것을 잃게 되면 사실 자신의 일부를 잃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노인들을 그들의 상실된 육체적 자아의 여러 측면들을 그리워한다.
그리워한다는 것은 꽃과 같다. 꽃을 보는 마음처럼 아름답고 때로는
향기롭다. 아름답게 피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했던 꽃들은 시간이
흐르면 하나 두울 씩 낙화되어 그렇게 아름답던 꽃들은 어느새 볼 품
없이 형체도 알아 볼 수 없을 정도로 변해가고 그리고 없어진다.
사람의 인생도 마찬가지라 생각한다. 꿈도 많고 할 일도 많고 세상에
모든 것이 자기만의 세상이라고 생각했던 젊은 시절은 어느덧 세월이
흘러 거동도 하기에 불편한 조그마한 노인이 되어 하루하루 힘든 삶을
살아가고 있고 그런 좋고 슬픔의 그리움을 회상하며 눈가에 눈물이 맺히고
그런 눈물이 떨어져 자신의 작고 초라함을 느낀다. 그러나 하나하나의
추억들은 어느새 빛바랜 흑백 사진처럼 기억들이 되어져간다.


- 이 작품은 일러스트로 친할머니를 소재로 해서 만든 작품이다.
어린 시절 항상 우러러 보았고 할머니는 나에게 엄청난 큰 존재였다.
하지만 나도 서서히 나이를 먹고 할머니가 아닌 나 자신이 할머니를
아래로 보던 때 정말로 할머니가 너무나도 작고 초라해 보였다.
항상 따뜻하고 하나하나 챙겨주시던 할머니, 어느덧 두발로 거동하시기가
불편해 지팡이에 의존해서 다니시며, 몸이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자,
자신이 언제 이렇게 늙었는지 한탄하시는 할머니의 혼잣말을 들었을 때
눈물이 났었다, 나이가 든다는 것이 이렇게 슬플 줄이야...
자신의 앞날을 위해 끊임없이 앞만 보며 달렸던 젊은 시절...
이런 슬픔을 위해 인생이라는 길 위를 달릴까? 아니 이런 슬픔을
조금이나마 견디기 위해 달릴까.......?
이런 슬픔이라는 끝자락을 위해 나는 무엇을 해야 하나...
그리고 달려야 하나.. 이 작품을 하면서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 있는 나 자신에 대해 한 번 더 생각을 해보는 계기가
되었음 하는 바램이다.


제작과정
젊고 화려했던 옛 추억들을 회상하는 것에 맞춰 밝은 색 위주로 작업을
하였고 인물이 붉은 색 계통이므로 배경을 보색인 녹색 위주로 작업을
하였다. 희미한 과거의 화상과 함께 현재 자신의 존재를 단정짓게끔
브러시로 인물과 배경의 경계를 터치하였고 퇴색되어져 가는 기억과
추억들을 표현하기 위해 이끼로 벽면이 서서히 변해 가는 모습을 찍어서
레이어 모드를 사용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