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만다라
[최준우] 국민대 4학년


음양오행사상은 중국을 중심으로 한 동양 문화권에서 사상체계의 중심이
되어온 원리로 천문현상이나 인체에서 연유된다. 하늘에는 해와 달의
항성과 다섯 개의 행성인 수성, 금성, 화성, 목성, 토성의 오성이 있다.
이것은 지상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에너지 장으로서 태양은 빛을
통해 주야라는 양기의 변화를 주도하고 달은 인력을 통해 음형의
변화를 주도한다. 즉, 일월은 음양을 낳는다. 또한 오성이 일으키는
에너지의 장은 장구한 세월동안 반복하며 단련시켜서 지상의 존재들인
목, 화, 토, 금, 수의 다섯 가지 원소의 오행을 낳는다.
오행이 상생하면 만물이 생육하고 상승하면 서로 거절하여 만물이 이에
의해 쇠망하는 것이므로 자연의 재화나 인사, 화복 등은 모두 여기에서
기인하는 것이다. 동양에서는 우주의 생성과 삼라만상의 발전을 이처럼
성장과 조화로 파악했으므로 인생관이나 세계관도 음양의 상생론에
의거하여 성립되었다.


이러한 음양오행의 조화, 우주만물과 인간의 조화를 중요시하는 생각들이
우리 말소리에도 적용되어 있다. <훈민정음> 해례 제자해에서는 초성과
음양오행설의 관련성을 아래와 같이 설명하였다.


“대개 사람의 소리 있음도 오행에 근본을 두는 까닭으로 사철에 어울러
어그러짐이 없고, 오음에 맞추어 틀리지 않으니, 목구멍은 깊고 젖어
수(水)라고 할 것이니, 소리가 비고 통하여 물의 허명하고 두루 흐름과
같은바 철로는 겨울이요 음으로는 우(羽)이다. 어금니는 서로 어긋나고
길어서 목(木)이라 할 것이니, 소리가 목구멍소리와 비슷해도 여무져서
나무가 물에서 나되 그 모양이 있음과 같은 바 철로는 봄이요 음으로는
각(角)이다. 혀는 날카롭고 움직여 화(火)라 할 것이니, 소리가 구르고
날리어 불의 이글거리며 활활 타오름과 같아 철로는 여름이요 음으로는
치(徵)다. 이는 단단하고 끊어서 금(金)이라 할 것이니, 소리가 부스러지고
걸리어 쇠의 잔 부스러기가 단련되어 이루어짐과 같기에 철로는 가을이요
 음으로는 상(商)이다. 입술은 모나고 합하여 토(土)라고 할 것이니,
 소리가 머금고 넓어 땅이 만물을 함축하여 넓고 큼과 같으니 철로는
 늦여름이요 음으로는 궁(宮)이다. 그러나 물은 물건을 낳는 근원이요
 불은 물건을 이루는 작용이기 때문에 오행 가운데서도 물과 불이 큰 것이
 되고, 목구멍은 소리를 내는 문이요, 혀는 소리를 구별하는 관(管)이기
 때문에 오음 가운데서도 목구멍과 혀가 주장이 된다. 목구멍은 뒤에 있고
 어금니가 다음이므로 북과 동의 방위요, 혀와 이가 또 그다음이므로
 남과서의 방위요, 입술이 끝에 있으므로 토는 일정한 방위없이 사철에
 붙는다는 뜻이다. 이런 즉 초성 가운데 스스로 음양오행 방위의 수(數)가
 있는 것이다.”


작품에서는 이러한 한글 초성(ㄱ,ㄴ,ㅁ,ㅅ,ㅇ)에 담긴 오행의 원리
(목, 화, 토, 금, 수)를 오색단청(청, 적, 황, 백, 흑)과 연결하여
풀어내보고, 그 형태를 만다라에서 따와 표현해내려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