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st
[이의정] 원광대 3학년


서울에서 보기 드문 한적한 동네의 골목 어귀들
시대가 변화함에 따라 점차 사라져가는 골목을 나의 발로 옮겨 다니다가
문득 폐업한 카페 앞에 발걸음을 멈춘다. 폐업 된지 오랜 시간이 지났음을
알 수 있게 해주는 외관과 넝쿨 그리고 깨지고 빛바랜 문을 바라본다.


쉼이라는 단어가 인간에게는 많은 의미를 지닌다. 어떤 사람에게는 재충전의
의미를 가지며 어떤 사람에게는 일상의 의미를 가지고 또 어떤 사람에게는
눈물을 수반한 냉혹한 현실의 마지막 선물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현대 사회에서 뒤쳐진 문물들이 소외되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것이다.
하지만 과거로의 회귀는 트랜드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으며 인간의 감성을
자극하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지금 이 휴식은 어떤 휴식일까? 아주 일반적인
궁금함이다. 하지만 조금만 다르게 생각해 보겠다. 저 형식과 저 모습과 저 안에
담겨져 있었던 기억들은 분명 누군가로 인해 다시 태어나게 될 것이며 머지않아
분명히 창대하게 될 무엇인가를 남겨둔 것이다.


이렇게 방치되어서는 안 될 것 들이 점점 소외되어져 간다.
하지만 자연은 알고 있다. 이 모든 것이 또 한번 되살아나리라는 것을.


닫혀 지고 버림받아 세월의 흔적이 치부로 변해버리는 것을 감싸 안고
동화되어가고 있다. 어느 맑은 하늘 다시 태어난 청계의 모습처럼
뒤쳐진 모든 것들의 쉼에 우리 역시 쉼을 느낀다.


한 박자 길게 호흡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