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gital pedicure promotion poster
-길을 걷다보면 딱 보인다. 아니 보인다기보단 그가 지나가면 냄새가 코 속으로 스며들어 온 다고해야 좀 더 정확한 표현이라고 할 수 있겠다. 확실히 그들은 냄새가 다르다.


오늘도 그는 상부의 지시를 받아 차가운 감시아래 묵묵히 또 열심히 일을 할 것이고  와이셔츠 단추 여밈 사이로 넥타이를 말아 넣고 그렇게 끼니를 때울 것이며, 집에 가는 발걸음은 퇴짜 맞은 결제 서류철 무게만큼이나 무겁기만 하다. 아니 뭐 이제 이 짓거리도 몇 년째이니 익숙해졌다. 그저 일과이며 일상. 그렇게 사람은 무감각해진다.


그들에게선 싸늘한 사무집기냄새, 전자기기들의 열기와 먼지 냄새, 심지어는 직장상사의 입 냄새까지 풍겨난다. 하루하루 눈치보아가며 잡아온 쥐꼬리 월급봉투, 재능은 사라지고 이제 부품으로 돌아간다. 겨드랑이에 차오르는 땀만큼 숨이 턱까지 차오른다.


자기는 잘 알지 못한다. 자기 몸에서 몹쓸 냄새가 난다는 것을 이미 익숙해져 버릴 만큼 익숙해져서 백인이 제 몸의 노린내를 맡지 못하고 한국인이 마늘냄새 맡지 못하듯 우리는 그렇게 무감각해져 버렸다. 몹쓸 냄새가 날 땐 데오도란트를 바르자. 자 이젠 당당해지자. 한여름, 찌는 듯한 지옥철 손잡이를 잡아도 신경 쓰일 일 없다. 평소 맘에 있던 미스리 앞에서 팔을 크게 흔들어 반겨주자. 와이셔츠는 항상 보송보송하다.


-디지털페디큐어는 성원모라는 일러스트레이터와 같이 만든 아트팀이다. 우리나라에선 아직도 스타일리쉬 일러스트 방면 쪽에선 참신하고 재미있는 작업물들이 쏟아져 나오지 못하는 실정이다. 흔히 안 팔린다는 개념이 팽배하기 때문이다. 요즘같이 상업화된 디자인과 정치적으로 흐르는 파인아트의 경계를 허물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그 중간지점을 자유자재로 왕래 하는 게 일러스트라고 생각한다. 우리들만의 일러스트를 통해 우리의 생각과 감성을 구현해 내는 것이 디지털페디큐어를 만든 취지이다. 큰 목적은 없었다. 우리의 가장 큰 슬로건은 ‘재미있는 걸 하자’였다. 남들이 안 하는걸 하자.


-다시 돌아가서 디지털페디큐어가 작업물의 모티브로 삼는 것은 주로 도시속의 일상이다. 특유의 나른함과 냉소적이고 반복되어지는 모습, 너무나 현실적인 현대인의 도시 속생활에서 비현실적인 위트를 담아내는 작업물들이 요즘 계속 되고 있다. 이번 Employee deodorant도 그런 취지로 작업하게 되었다. 작업의 발단이 되었던 말 한마디는 ‘그들은 냄새가 달라.’ (여기서 냄새라는 것은 체취라는 것은 아니고 무능한 고용원에게서는 특유의 풍기는 냄새 같은 것이 있다. 그 사람 주변은 공기도 틀리다.)였다.


거꾸로 작업을 했다. 능력 있는 고용주의 모습에 겨드랑이를 흠뻑 젖게 그렸고 거기선 그의 주변 요소들이 곡선을 따라 흘러나오고 있다. 그런 모습이 딱하다고 봐야할지 동경의 눈으로 봐야할지는 보는 이의 판단에 맡긴다.